입력 2020.06.27 19:42 | 수정 2020.06.27 20:08
미국 뉴욕시의 상징과도 같은 ‘I♥NY’ 로고를 만든 그래픽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91)가 91세 생일인 26일(현지 시각) 뇌졸중으로 별세했다.
글레이저는 1929년 뉴욕 브롱크스의 헝가리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손위의 사촌이 종이 가방에 새를 그려서 글레이저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글레이저는 생전 인터뷰에서 당시 “연필로 생명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불현듯 매혹당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의 사립대학 쿠퍼유니언을 졸업하고 잡지사 보그에서 일하던 글레이저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이탈리아에서 정물화와 에칭 기법을 공부했다. 이런 경험이 드로잉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글레이저 디자인의 바탕이 됐다. 글레이저는 다른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드로잉으로 시각화하지 못해서 기존 이미지의 재조합에 의존하는 디자이너는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54년에는 쿠퍼유니언 동문인 레이놀드 러핀스 등과 함께 디자인 회사 ‘푸시핀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푸시핀 스튜디오는 출판, 잡지, 음반, TV광고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글레이저는 1968년 잡지 뉴욕매거진 창간에 참여해 1977년까지 디자인 디렉터를 맡았다. 197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디자인 스튜디오도 열었다.
글레이저의 대표작인 ‘I♥NY’ 로고는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극복하고 관광 산업 촉진에 나섰던 뉴욕시의 의뢰로 1977년 탄생했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봉투 뒷면에 크레용으로 끼적인 최초의 스케치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남아 있다. 원래는 몇 달만 사용될 예정이었던 이 로고는 점점 인기가 높아져 뉴욕의 상징이 됐고, 전세계에서 ‘NY’ 부분만 다른 도시 등의 이름으로 바꾼 ‘짝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글레이저는 이 로고의 저작권을 뉴욕시에 양도했고, 2001년 9·11테러 당시엔 로고 아래 ‘어느 때보다 더(MORE THAN EVER)’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테러의 희생자들과 가족들, 이들을 응원하는 세계인들의 용기를 북돋아 준 디자인이었다.
이 외에도 검은 실루엣으로 표현한 옆얼굴에 형형색색 머리카락을 붙인 밥 딜런의 음반 재킷(1967)이 글레이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뉴욕의 수제 맥주 회사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로고를 “평생 시음권이면 된다”며 무료로 디자인해주기도 했다.
June 27, 2020 at 05:4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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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상징 로고 디자인한 밀턴 글레이저 별세 - 뉴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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