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뉴욕 주처럼 의료 대란이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는 대비해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8일 기준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443만3,000여명이며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었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주는 캘리포니아로 46만명 이상 생겼다.
하지만 뉴욕과 달리 의료 대란은 없었다. 그 이유에 대해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강현석 교수는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지난 24일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K-헬스로그에서 진행하는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캘리포니아 현지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 교수는 “캘리포니아 주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선제적으로 자원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UCSF병원도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을 때부터 어떻게 환자 동선을 구분하고 자원을 관리할지 논의해 방안을 마련했다”며 “병원 앞 공원에 야전병원 같은 것을 만들 계획까지 미리 세워놨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관리를 하고 있지만 병상 가동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병상 여유가 있긴 하지만 조만간 꽉 찰 것 같아서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UCSF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32명이 입원해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정도는 중환자실에 있다. UCSF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환자와 보호자의 병원 출입을 제한했다. 또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는 선별진료소를 거치도록 했으며 환자와 의료진의 동선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선제적 대응했지만
마스크도 안쓰고 활보하는 시민들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남부도 어느 정도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최근에는 지난 4~5월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연령대가 낮아졌고 중증 환자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남부 캘리포니아는 인구가 많다보니 병원도 굉장히 많다. 그래서 뉴욕보다 여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주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본다”며 “코포나19 사태 초기부터 많은 준비를 했고 보호 장비 등도 많이 확보해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시 차원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보건당국이 취한 조치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문제는 사람들이 시 당국의 조치를 얼마나 잘 따라주는가인데 이 부분은 아쉽다”며 “공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마스크도 쓰지 않고 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자기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많이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덜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자가격리 원칙
보험 여부에 따라 검사 접근성도 달라져
사각지대도 여전히 존재했다. 꾸준히 다니던 병원이 없거나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코로나19 진단검사부터 접근성이 떨어졌다.
강 교수는 “자신이 다니는 병원이나 담당 의사가 있는 사람은 해당 병원 핫라인에 전화를 해서 검사 예약을 하고 검사를 받는다. 양성이 나오고 증상이 심각하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가격리가 원칙”이라며 “한국처럼 생활치료센터가 따로 있지는 않고 시에서 마련한 시설이 있지만 자가격리가 불가능한 사람이나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어 “자기가 다니던 병원이 없는 사람들이 문제다. 이런 경우 제대로 빨리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보통 지자체 책임인데 샌프란시스코는 시에서 마련한 진료소가 있다. 시에 전화를 해서 예약한 뒤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초기에는 검사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연방정부가 보험사가 지불해야 한다고 의무화했다. 보험이 없는 경우에는 시에서 지원해주지만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자체만 가능하기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확대해 경영난 극복하는 미국 병원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호소하는 병원이 늘어난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병원들이 경영 악화를 돌파하는 방법은 한국과 달랐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중환자 진료수가가 높아 오히려 중환자실을 확대해 경영난을 극복하려는 병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강 교수는 “병원들이 중환자실을 확대했다. 중환자실을 임시로 확장하고 담당하는 의료진도 2팀에서 4팀으로 늘리는 식”이라며 “중환자실 수가가 비싸다보니 일반 진료에서 생긴 손실분을 중환자 진료로 보충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강 교수는 “지난 4~5월경에는 작은 병원들 중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병원도 많다. 경제적 손실이 상당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병원 기피하는 환자들, 원격으로 진료
환자들이 병원 가기를 기피하면서 병을 키우는 문제는 원격진료 확대로 해결해 가고 있었다. UCSF병원은 원격 화상회의 플랫폼인 ‘ZOOM’을 이용해 원격진료를 하고 있다. 미국은 원격진료와 대면진료 수가가 같다.
강 교수는 “기존에도 원격진료가 가능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상이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발생하면서 원격진료를 장려하기 시작했다”며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진료 대상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미국에서는 환자가 집 근처에 있는 임상검사 관련 회사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그 결과가 병원으로 온다. 검사 결과를 갖고 화상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에 원격진료가 가능하기도 하다”며 “상당히 효율적이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전체 진료의 4분의 1 정도는 원격진료로 이어갈까 싶다”고 했다.
강 교수는 “원격진료는 병원 시설을 쓰지 않고 간호 보조인력도 필요 없는데 진료비는 대면진료와 똑같이 받을 수 있다보니 병원 입장에서도 선호한다”며 “환자 만족도도 높다. 7시간을 운전해서 병원에 와야 하는 환자는 집에서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 운전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하더라”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인터넷 연결이 잘 안되는 지역에 사는 환자의 경우 불가피하게 전화로 진료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July 30,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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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급증한 미국 캘리포니아, 뉴욕과 달랐다 - 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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