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코니 아일랜드 가보니

코니 아일랜드는 최근 뉴욕시가 3단계 경제 재개로 야외 활동을 허용하면서 지난 1일 폐쇄 100여일 만에 재개장했다.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심하게 강타당했던 뉴욕이 조금씩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찾은 기자는 당황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뉴욕주는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확진자가 매일 600~900명씩 나온다.
이곳에서 마스크 쓴 이는 청소부 두 명 외엔 보지 못했다. 안전요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더운 날씨에 해변에서 어떻게 마스크를 쓰라고 하나. 대신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6피트(약 180㎝) 거리를 둘 수 없을 만큼 붐볐다. 모르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고 누워 선탠을 할 정도였다. 한국 찜질방에 온 것 같았다.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에 미 전역의 웬만한 해변과 물놀이장은 다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재개장한 뉴저지의 저지쇼어, 버지니아 비치, 델라웨어 리호보스 비치, 미시간 다이아몬드 호수, 위스콘신의 워터파크 등이 사흘간 마스크를 끼지 않은 민얼굴의 인파로 붐볐다.

미국은 곧 코로나 누적 확진자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확진자는 총 298만명이다. 최근 감염자가 하루 4만~5만명씩 쏟아진 결과다. 세계 누적 확진자 1155만명 중 4분의 1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이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뉴햄프셔에서 대규모 대선 유세를 강행키로 했다. 지난달 오클라호마에 이어 코로나 국면에서 여는 두 번째 대선 집회다. 다만 이번엔 참석자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고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장하겠다고 트럼프 선거캠프는 밝혔다.
코로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미국은 이웃 나라에서 점점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멕시코는 5일 국경 도로를 일시 폐쇄했다. 국경 도로를 잇는 애리조나에서 코로나 환자가 쏟아지자 "미국인 오지 말라"며 멕시코 주민들이 차량으로 도로를 막았다. 캐나다에선 입국 후 2주 격리 규정을 위반한 미국인 60대 부부에게 각각 벌금 1000캐나다달러(약 88만원)를 부과했다. 앞서 유럽연합은 14국에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미국은 제외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미국은 세계에 담을 쌓았다고 했지만, 사실은 세계가 미국에 담을 쌓고 있다"고 했다.
July 07, 2020 at 01:2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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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터진 뉴욕 해변, 마스크 쓴 이는 청소부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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