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캘리포니아 집단면역에 가까운 상태” 이스라엘 연구팀 -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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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일부 지역 봉쇄령까지 내려진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마크 래스트 교수 연구진이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집단면역에 어느 정도 도달했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신임 의료고문이 미국 내에서 집단면역 접근법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목되는 연구결과다.

마크 래스트 벤구리온대 소프트웨어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의학 분야 인공지능(AI) 국제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AI와 코로나바이러스 워크숍’에서 발표했다. 래스트 교수는 지난 20년간 헬스 데이터를 분석해온 데이터 전문가다.

연구결과는 코로나19 시나리오를 결정하는 데 활용되는 감염역학 모델인 ‘SIR’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모델에서 인구집단은 ‘감염에 민감한(Susceptible)’, ‘감염성(Infectious)’, ‘회복된(Recovered)’이라는 3개의 그룹으로 나눠진다. 래스트 교수는 이렇게 구분한 그룹의 데이터와 보건 당국이 발표한 확진자수가 아닌 혈청학적 검사에 기반한 실제 감염자수를 결합해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SIR 모델을 토대로 지난 6월 말 미국 뉴욕주는 ‘집단면역’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했다. 이는 코로나19 환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R0) 값이 1 미만이 됐다는 의미다.

6월 말 당시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40만명에 달했다. 연구팀이 뉴욕주가 수행한 혈청학적 검사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실제 감염자수는 6배인 2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감염자에게 항체가 형성됐다면 어느 정도 집단면역 상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래스트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이스라엘 관련 분석 결과와 유사한 결과”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의 경우 혈청학적 검사를 토대로 보면 7월 15일경 전체 인구의 10%가 약간 넘는 405만명이 실제 감염되며 집단면역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스라엘도 유사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보건부가 발표한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아닌 혈청학적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총 감염자수를 추정했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이스라엘의 경우 116만명에게 항체가 형성됐다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래스트 교수는 “전체 인구를 검사하지 않고서는 감염자수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며 이스라엘에서 수행된 초기 혈청학적 검사 결과 확진자수와 실제 감염자수 비율은 1대 10”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추정해본다면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항체를 지닌 인구가 100만~120만명이 필요한데 확진자수와 실제 감염자수 비율을 따져보면 어느 정도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래스트 교수는 “대규모 실내 모임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전파가 없다면 감염률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공중보건 정책에 대한 개입이 감염병 전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접종 가능한 백신 양이 제한적일 때 가장 효율적인 접종 방안을 수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래스트 교수는 또 “몇몇 지역에서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이 나올 수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을 완화하지 않거나 데이터를 과신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