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뉴욕 명물된 센트럴파크 무료 이발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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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관 '셧다운' 후 공원으로…"손님들 정말 즐거워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염병의 특성상 사람을 직접 마주하고 일해야 하는 이발사 등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더욱 큰 타격이었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의 중심가인 센트럴파크 스트로베리필즈에서 야외 이발관 '헤어리티지'를 운영하는 이발사 헤르만 제임스(32)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야외 1인 이발관'이라는 아이디어로 극복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이발 도구를 챙겨 센트럴파크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5월 중순부터다.

원래 일하던 이발소가 3월 당국의 '비필수 사업장 셧다운(폐쇄)' 조처로 문을 닫으면서 이발사로서 직업을 유지할 방법을 고심하던 터였다. 다른 시민들이 평범한 일상에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 돌아갈 수 있게 돕고픈 마음도 있었다.

제임스는 원칙적으로 이발비를 받지 않되, 원하는 사람의 경우 돈을 기부하도록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약 300명이 제임스의 야외 이발관을 이용했다.

제임스는 매일 오전 7시께 일어나 기차를 타고 오전 9시께 센트럴파크에 온다.

공원에 자리를 잡은 뒤 이발 도구가 든 가방을 펼치고 의자를 놓은 다음 알코올로 도구를 소독하면 영업준비가 끝난다.

제임스는 남녀노소 모두가 손님으로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웃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남성이 손님으로 찾아온 적도 있다고 했다.

경찰과 공원순찰대(PEP)는 이발관 운영에 매우 협조적이다.

한 번은 뉴욕경찰(NYPD) 소속 경찰관 2명이 명함을 들고 머리를 자르고 싶다며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관들은 근무 중이어서 실제 이발을 하진 못했다.

물론 공원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철수하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

제임스는 "관리자도 마지못해 말하러 온 것 같았다"면서 "그도 무료 이발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를 금지하는 명시적인 규정이나 이를 위한 허가가 있지는 않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오후 4시께 요기를 위해 잠시 쉬는 것 말고는 계속 일한다.

마지막 손님을 받고 난 뒤에는 땅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담아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뒷정리를 한다. 공원관리소 청소담당자가 이발관 운영이 끝나는 시각을 알려주면 청소해주겠다고 제안해 놀라기도 했다고 제임스는 말했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제임스는 다섯 살 때 집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유일한 기억이 자신의 머리를 잘라준 것이라고 한다.

그는 "그 기억이 무의식중에 이발에 대한 관심을 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래 일하던 이발관이 지난달 다시 문 열었지만, 제임스는 자신의 1인 이발관을 계속 운영할 생각이다. 9월까지는 지금처럼 센트럴파크에서 열고 이후엔 손님이 있는 집으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그는 "야외 이발관은 실내 이발관보다 (코로나19에) 덜 위험하다"면서 "특히 손님들이 센트럴파크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머리를 자르는 것을 정말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July 20, 2020 at 09:1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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