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병언 차남 유혁기, 美 뉴욕서 체포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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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24 08:01 | 수정 2020.07.24 11:48

유병언 2남2녀 중 마지막까지 행방 묘연했던 인물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48)씨가 미국 뉴욕에서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혁기씨는 유병언 전 회장의 2남2녀 자녀 중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2014년 4월 말 이후 한국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미국에서 잠적했던 혁기씨는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었다.

보도에 따르면, 혁기씨는 22일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체포됐다. 이는 한국 법무부가 지난 2014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혁기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559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케이스 유(Keith H. Yoo)’라는 영어 이름을 쓴 것으로 알려진 혁기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교주이자 세월호 선사 청해진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유 전 회장의 종교적·사업적 후계자로 알려진 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과거 혁기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구원파 신도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교에 나서는 등 유 전 회장의 후계자 면모를 과시했었다. 그는 유 전 회장 자녀 중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체포 당시 혁기씨는 순순히 체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수사당국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만연한 횡령·배임 등 범죄 행위가 세월호에 안전하지 않은 상황과 관행을 조성하는데 일조했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안전 조치 및 감독에 사용될 수도 있던 돈을 유 전 회장 일가가 유용해 참사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해 국가가 투입한 비용의 70%인 1700억원을 유 전 회장의 자녀 4명 중 상속을 포기한 장남 대균씨를 제외한 3명이 물어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앞서 유 전 회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다 2014년 6월 전남 순천의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장남 대균씨는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 만기 출소했고, 장녀 섬나씨는 횡령과 배임 형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차녀 상나씨는 세월호 참사 초기에는 검찰 수사선상에 있었지만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어 입건되지 않았다. 미국 법무부는 혁기씨에 대한 한국 송환 절차에 대해 법무부 형사국과 뉴욕 연방검사국이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16일 304명의 희생자를 낸 대규모 해상 사고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가 참사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