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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미쉐린식당도 참기름에 엄지척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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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식으로 참기름·들기름의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는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사진설명전통 방식으로 참기름·들기름의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는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유명 백화점에서 전통식품 브랜드를 새로 출범시킬 때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전국 식품 명인들을 찾아다니면서 제품을 발굴하고 거기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이었다. 자연스레 참기름과 들기름 명인들도 만났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모든 명인이 같은 방식으로 기름을 짜고 있었다. 이른바 고온 압착 방식이다. 우리나라 참기름과 들기름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게 강한 향이 나는 이유였다.

좀 더 풍미가 깊고 다양한 맛을 내면서도 고급스러운 참기름과 들기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올리브오일처럼 저온 압착 방식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그런 기술을 찾기가 어려웠다. 볶은 깨를 들고 유럽을 여기저기 돌았다. 현지에서 좋다고 소문난 착유기를 이것저것 테스트하며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기름을 짜는 기계를 찾아다녔다. 독일에서 적당한 착유기를 들여올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실험은 계속됐다. 1년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자 원하는 품질의 기름이 나왔다. 2013년 3월 처음으로 저온 압착으로 짜낸 참기름과 들기름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 제품을 찾는 오일 마니아가 늘고 있다. 박정용 쿠엔즈버킷(QUEENS BUCKET) 대표(51) 이야기다.

박 대표는 기존 참기름을 만들던 고온 압착 방식과 쿠엔즈버킷이 사용하는 저온 압착 방식 간 차이를 커피로 예를 들어 설명했다. "커피는 고온에서 로스팅하면 쓰고 강한 맛이 나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균일한 맛을 내야 하는 체인점에서 그런 방식을 씁니다. 이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로스팅을 하면 쓴맛보다는 신맛이 더 나고 커피 풍미가 깊고 다양해집니다. 기름을 저온 압착으로 짜는 장점도 그와 비슷합니다."


그는 "고온 압착 방식 착유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 수십 년간 강한 기름 맛이 일반화됐지만 사실 그 이전에는 맷돌로 깨를 갈고 침전시키는 방식으로 기름을 만들었다"며 "저온 압착 방식으로 짠 기름이 진짜 옛날 참기름·들기름 맛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온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야 건강에 좋은 효능을 최대로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참기름과 들기름은 열에 약해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분자고리가 끊어지면서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최고 건강식인 지중해 식단에서 많이 쓰는 올리브유보다 사실은 우리 기름이 건강에 더 좋다고 강조한다. 참기름은 항암과 혈당 감소 등에 효능이 있고, 들기름은 혈액의 염증을 없애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뇌를 구성하는 성분 중 가장 많은 게 지방이기 때문에 양질의 식물성 지방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쿠엔즈버킷 오일은 일반 제품보다 2~3배 이상 비싸지만 애호가들이 꾸준히 찾는다고 한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매출이 급증한 덕에 전체적으로 매출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레스토랑 셰프들도 쿠엔즈버킷 제품을 쓰고 있다. 미국 뉴욕의 대니얼(Daniel), 아토믹스(Atomix), 바타드(Batard)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미쉐린 가이드 투 스타와 원 스타 식당이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참기름이나 들기름 모두 향이 강해 아시안 푸드에만 썼지만 이들 뉴욕 레스토랑에서는 스테이크나 가재·연어 요리에 우리 오일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름은 좋은 원재료에서 나온다고 보고 좋은 깨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190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깨를 수매하는 이유다. 특히 국립식량과학원과 협력해 국산 참깨와 들깨 종자를 직접 이들 농가에 보급한다. 박 대표는 "참깨는 난대성 작물로 전북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고, 들깨는 주로 강원도에서 재배하는데 특유의 향 때문에 멧돼지 피해가 전혀 없는 게 다행"이라고 소개했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박 대표는 "참기름은 현미식초나 발사믹식초를 섞어 샐러드 드레싱으로 먹으면 풍미를 잘 느낄 수 있고, 들기름은 간장과 함께 밥에 비벼 먹으면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아침 한 숟가락의 생참기름은 항산화 효과로 좋고, 생들기름은 오메가3가 풍부해 좋다"고 덧붙였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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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3, 2020 at 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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